― 종교적 헌신인가, 고통의 미화인가?
1. 서론
마더 테레사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자선가이자 가톨릭 수녀로, 2016년 가톨릭교회에 의해 공식 시성되었다. ‘빈자의 성녀’라는 명칭으로 널리 알려진 그녀는 인도 콜카타에서 평생을 가난한 이들을 돕는 데 바쳤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그녀의 활동과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은 오랫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며, 이는 단순한 의혹을 넘어 구체적인 증언과 자료로 뒷받침되고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마더 테레사의 활동에 대한 주요 비판들을 중심으로 그녀의 행적을 조명하고, 그 윤리적·사회적 함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2. 의료 돌봄의 현실: “죽어가는 이들의 집”의 실태
1952년 마더 테레사는 인도 콜카타에 ‘죽어가는 이들의 집(Nirmal Hriday)’을 설립하고, 거리에서 죽어가는 빈민들을 돌보는 사명을 수행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의료환경은 극도로 열악했다. 1994년 로빈 폭스(Robin Fox) 런셋(The Lancet) 편집장은 해당 시설을 방문한 뒤, “즉흥적이며 엉성하다”고 평하며 기본적인 진단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환경을 지적했다.
의료지식이 부족한 수녀 및 자원봉사자들이 환자를 돌보았으며, 말라리아 환자에게 항생제를 투여하거나 통증 환자에게 강한 진통제 없이 아스피린만 제공하는 등 부적절한 처치가 빈번했다. 주사 바늘의 재사용, 냉수로 씻기기, 수술이 가능한 환자의 방치 사례 등은 비위생적이고 비과학적인 현실을 드러낸다.
3. 고통에 대한 관점: “고통은 아름다운 것”
마더 테레사의 의료방식에는 그녀의 독특한 고통 철학이 반영되어 있다. 그녀는 가난한 이들의 고통에 종교적 의미를 부여하며, 그것이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는 방식이라고 믿었다. “고통을 통해 예수께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는 그녀의 신념은 실질적인 고통 완화 대신 고통을 견디도록 설득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몬트리올 대학 연구진은 이를 “고통의 미화”라고 평가하며, 그녀의 수녀회가 환자에게 모르핀조차 제공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철학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마더 테레사는 본인의 병을 치료할 때는 유럽 병원에서 최고 수준의 현대 의학의 도움을 받은 점에서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을 받는다.
4. 불투명한 재정 운용과 기부금 사용 의혹
마더 테레사의 자선단체는 전 세계로부터 막대한 기부금을 유치했으며, 연간 기부금이 1억 달러를 초과했다는 추산도 존재한다. 그러나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Stern)**의 1991년 보도에 따르면, 전체 기부금 중 실제로 빈민 구호에 사용된 금액은 고작 7%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자금은 바티칸에 의해 관리되었으며, 사용처는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한 전직 수녀의 증언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기근을 위한 지정 기부금조차 현지에 전달되지 않고 본부 계좌에 적립되었으며, 이를 내부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한 신학적 논리까지 있었다. 이러한 재정 운용은 자선의 윤리적 본질을 훼손하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5. 권위주의적 운영과 종교적 독선
마더 테레사의 수녀회는 엄격한 가톨릭 교리에 기반해 운영되었으며, 타 종교에 대한 포용이나 현대 의료 기준에 대한 수용에는 폐쇄적인 태도를 보였다. 예를 들어, 죽음을 앞둔 환자에게 가톨릭식 세례를 비밀리에 진행하거나 피임, 낙태, 이혼 등을 철저히 반대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이는 환자의 종교적·개인적 자율성을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녀는 1979년 노벨평화상 수상 연설에서도 낙태를 “가장 큰 평화 파괴자”라 선언하였고, 빈곤과 인구 과잉 문제로 고통받는 인도에서도 산아제한을 거부했다. 이러한 입장은 신념의 표현이라기보다는 현실을 외면한 종교적 독선으로 평가되며, 몬트리올 대학 연구는 그녀의 교조적 관점이 빈자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결론지었다.
6. 독재자 및 범죄자와의 유착
마더 테레사는 여러 차례 독재자나 부정한 자본가들과 친분을 맺고 금전적 지원을 받았다. 1981년 아이티에서 독재자 장클로드 뒤발리에로부터 훈장을 받고 그를 “가난한 이들의 친구”라 칭송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뒤발리에는 실제로 수억 달러를 국고에서 빼돌린 인물로 밝혀졌다.
그녀는 영국 사기범 로버트 맥스웰과 미국 저축대부조합 사기범 찰스 키팅으로부터도 거액의 기부금을 받았으며, 키팅의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까지 보냈다. 키팅이 훔친 돈에서 기부금을 제공했다는 점이 밝혀졌음에도, 그녀는 반환을 거부하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는 자선가로서의 도덕적 책임을 저버린 행위로 비판받는다.
7. 결론: 재조명되어야 할 ‘성녀’의 초상
마더 테레사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한 성인으로 추앙받아 왔지만, 실체를 들여다보면 그녀의 활동은 오히려 고통을 묵인하거나 미화하고, 기부금을 불투명하게 운용하며, 종교적 신념으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 사례로 가득 차 있다. 또한 권력자들과의 유착은 그녀의 도덕성과 자선의 순수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실제로 일부 학자와 언론인들은 그녀를 “광신자이자 사기꾼” 또는 “사이코패스적 인물”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따라서 마더 테레사를 일방적인 성인으로 이상화하는 태도보다는, 그녀의 복합적인 행적과 결과를 비판적으로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자선은 단지 선한 의도만으로 정의될 수 없으며, 그 결과와 윤리적 일관성 역시 반드시 함께 평가되어야 한다.
참고 자료
- Robin Fox, “Mother Teresa’s care for the dying,” The Lancet 344 (8925), 1994 – 마더 테레사의 시설에서 관찰된 열악한 의료 실태 보고en.wikipedia.orgen.wikipedia.org.
- Rashad Mammadov, “Mother Teresa: Good Intentions to Controversy,” News-Decoder, 2019 – 마더 테레사의 독재자 연루, 기부금 논란 및 고통 미화에 대한 언급news-decoder.comnews-decoder.com.
- Serge Larivée 외, “Les côtés ténébreux de Mère Teresa,” Studies in Religion/Sciences Religieuses 42(3), 2013 – 마더 테레사에 대한 학술적 비판 연구 (몬트리올 대학)en.wikipedia.orgnews-decoder.com.
- Walter Wuellenweber, “Mother Teresa: Where are her millions?” Stern (독일 시사잡지), 1991 – 마더 테레사 재정 조사 기사 (영국 Butterflies & Wheels 웹사이트에 발췌 번역)butterfliesandwheels.orgbutterfliesandwheels.org.
- Michael Parenti, “Mother Teresa, John Paul II, and the Fast-Track Saints,” History News Network, 2016 – 마더 테레사의 금전 및 의료 태도를 비판적으로 정리한 칼럼historynewsnetwork.orghistorynewsnetwork.org.
- Christopher Hitchens, The Missionary Position: Mother Teresa in Theory and Practice, 1995 – 마더 테레사에 대한 대표적인 비판서. Hitchens는 그녀를 “팬ATIC이자 FUNDAMENTALIST, fraud”라고 혹평했다myvoice.opindia.com (국내 번역서 선의의 독재자, 2003).